장수보다 강수,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
이제 "100세 시대"라는 말은 너무나 익숙합니다. 오히려 100세까지 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재수 없으면 120살까지 산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일까요? 이제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장수가 아니라 건강하게 인간 존엄성을 지키며 오래 사는 "강수(康壽)"입니다.
늘어나는 100세 인구, 늘어나는 청려장
정부는 1993년부터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지정하고, 100세를 맞은 어르신들에게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장수 지팡이, 청려장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명아주로 만들어 가볍고 단단한 이 지팡이는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2024년에는 무려 2,658명의 어르신들이 청려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청려장을 받을 대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명아주로 만든 청려장을 주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는 곧 노인 인구의 증가와 평균 수명의 연장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청려장을 받은 어르신들은 과연 건강한 보행력을 유지하며 지팡이를 짚고 자유롭게 다니실 수 있을까요?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 건강한 삶을 유지하며 오래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장수보다 강수가 중요하다
장수(長壽)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고, 강수(康壽)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입니다. 단순히 숫자로만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고,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하며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저의 외가는 장수와 강수를 두루 갖춘 집안입니다. 어머니 역시 너끈히 100세를 넘기실 것으로 기대했지만, 작년 연말 90세의 문턱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가족들은 황망했지만, 조문객들은 한결같이 어머니를 ‘웰다잉(Well-dying)의 산증인’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뇌동맥출혈로 돌아가셨습니다. 3년 전 뇌혈관에 꽈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고령과 어려운 수술 위치 때문에 수술을 포기하셨습니다. 특별한 증상 없이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가시다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운동하고 식사를 잘하시며 건강한 삶을 유지하셨습니다.
영정 사진은 평소 딸과 함께 꽃꽂이 클래스를 하면서 행복했던 순간 찍었던 사진으로 했고 장례식장에는 고인이 즐겨 하시던 컬러링 색칠작품들을 놓았습니다. 어머니 장례식장에 온 조문객들은 입을 모아 고인의 삶이 웰빙 그 자체였기에 웰다잉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장수 의학계에서는 초고령 장수에 미치는 유전적인 영향이 30%이고, 나머지 70%는 생활습관과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즉,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강수하는 사람들의 특징
강수하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기저질환이 3~4%로 매우 적다.
- 나이가 들어도 살아가는 목적이 분명하다.
- 하루 종일 무언가를 하며 바쁘게 움직인다.
- 취침, 기상, 식사 등을 항상 일정한 시간에 한다.
- 자기 능력을 벗어나는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고 절제한다.
-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한다.
- 삶은 고기를 즐겨 먹고, 나물을 많이 데쳐 먹는다.
- 김, 파래 등 해조류를 즐기며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을 섭취한다.
- 면역력이 좋다.
웰다잉은 결국 웰빙의 결과
어머니의 삶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 봅니다. 나의 생활을 돌아보니 강수하는 사람들의 특징과 반대되는 점이 많아 걱정스럽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외식과 배달 음식을 자주 이용하고, 요리를 번거롭게 여기며 편한 선택을 하다 보니 건강이 소홀해집니다.
이처럼 바쁘고 빠르게 살다가 결국 병으로 오래 침대에 누워 지내게 된다면 얼마나 후회스러울까요?
장수가 어차피 현실이라면 강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운동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루틴을 만들고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배달 음식의 유혹을 이겨내고, 직접 요리하는 즐거움을 찾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건강한 식사를 하며 소통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요즘 현대인들의 생활방식은 건강한 삶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습관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건강한 강수를 위한 습관
- 외식, 배달 음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요리해 먹는 습관을 갖는다.
- 나이가 들어도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즐겁게 산다.
-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한다.
-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 건강식품에만 의존하지 않고 균형 잡힌 식사를 기본으로 한다.
- 굽는 요리보다 찌는 요리, 나물 반찬을 즐겨 먹는다.
-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는다. (70%만 쓰고 30%는 여유를 둔다.)
- 취침, 기상, 식사, 운동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루틴을 만든다.
- 의자에 오래 앉아 있지 않고 몸을 부지런히 움직인다.
-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한다.
📌결국, 우리의 목표는 강수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존엄성을 유지하며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웰다잉(Well-dying)은 웰빙(Well-being)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즉, 지금의 생활방식이 결국 나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강수(康壽)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 생활 습관을 바꾸어야 합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바로 나 자신이고, 내가 사는 오늘 이 시간이 바로 나의 미래 모습입니다.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쥐덫 위의 치즈밖에 없습니다. 강수를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 해 봅시다.